Purple Paper vol. 12
2022. 05.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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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크게 아팠습니다.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었고, 좀 자고 일어나면 나아지겠거니- 했는데 두통만 얻어버렸죠. 뭐 그래도 출근하지 않으니까 실컷 아프고 쉴 수 있는것에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스트레스로 다 뜯어버린 손톱부터 어떻게 하고 싶었는데, 마침 우영미의 주얼리 팝업스토어에서 네일서비스를 진행 중인게 생각나서 예약하고 왔더니 기분이 좀 나아졌어요. 안 그래도 한번 받아보고 싶었는데 오히려 좋아, 후기를 찾아보니 한 손만 가능하다는데 뭐 한 손만이라도 충분하죠. 삼성전자부터 오호라까지,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는 우영미를 보면 너무 반갑고 좋아요. 지금까지의 성과도 너무 멋지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길 바라거든요. 우영미의 주얼리 런칭 기념 팝업스토어는 맨메이드에서 5월 20일까지 진행된답니다.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네요. 네일서비스는 사전예약을 해야 하는 점 잊지 마시길 바라며, 이번주도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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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예리
일요일부터 3일간 방을 갈아 엎었습니다. 방이 너무 어수선하고 물건에 뒤덮여 사는 기분이라 미니멀리스트가 되어보자고 시작했는데, 버린건 별로 없네요. 마지막날은 방 구조를 바꿨어요. 행거부터 피아노, LP플레이어, 화장대, 책상, 안락의자 위치까지 다 바꾸고, 트롤리와 CD꽂이의 용도를 바꾸고, 책장 정리까지 끝냈어요. 어쩌면 이 대공사때문에 제가 수요일과 목요일 병이 났는지도 몰라요. 글이 약인지, 페이퍼를 쓰다 보니 좀 나아졌네요. 책상 구조를 바꾸니까 드디어 아이맥 뒷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어요. 사진은 책상을 이리 저리 돌려가며 구조를 바꾸는 중에 찍었던 거라 지금은 또 다른 방향으로 있고, 방에 들어오자마자 아이맥 뒷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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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영감 : 게임과 패션의 상관관계
예리의 가까운 지인 중 게임러가 있습니다. 그는 게이머이기도 하고, 게임을 만들기도 해서 게임러라고 표현해봅니다. 최근 그와 대화하다가, 게임산업과 패션산업의 유사성을 발견했어요. 게임과 패션, 하면 대부분 떠올리는 주제가 옷입히기 게임이라던가 현질해서 구매하는 게임캐릭터 의상들, 메타버스 속 3D 패션이나 명품패션업계에서 출시하던 게임 (사진처럼 말이죠) 등이지만 그런 게 아니에요. 그저, 단순한데요, 게임도 패션도 모두 너무 다양한 취향이 공존하기 때문에 소비자를 하나로 묶을 수 없다는 것이에요. 이건 음악도 해당되는 것 같네요. 음악은 그나마 사람들이 장르에 대한 구분을 할 줄 알다보니, 케이팝이 한국 음악의 전부가 아니라는걸 인지하고 있는데 게임이나 패션은 아직 그렇지 않은 듯 해요. 게이머 하면 한국의 인식은 기존은 스타크래프트 유저, 현재는 롤 유저 정도로 생각되고 있지만, 그분의 관점에서 사실 게이머는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그들을 하나의 게이머라고 묶을 수 없다고 하는데, 그 말을 들으니 패션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패션도 스타일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패션을 즐기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없고, K-패션이란 단어로 디자이너의 국적은 정의할 수 있지만 스타일은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것이죠. 사실 그렇잖아요. 게이머는 많지만 게임의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에, 뭐 모바일만 즐기는 유저도 있고.. 동물의숲 유저랑 엘든링 유저를 같은 부류로 묶을 순 없잖아요. 패션도 그렇다는 거죠. 미니멀리즘을 좋아하는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알렉산더 맥퀸을 흠모하는 소비자가 있을 수 있고 뭐 그런거죠. 어쩌면 그래서, 여성 시장이 워낙 다양하다보니 국내에 영향력 있는 여성 패션유튜버가 적은 것 같고, 시장이 단순해질수록 그나마 집단화될 수 있어서 남성패션유튜버들이 영향력을 갖고 성장할 수 있게 된게 아닌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여성복, 남성복이라는 단순 경계도 무너지는 요새이지만 말이에요. 취향의 세분화가 시장의 세분화가 되어버렸고, 그래서 더 파이를 키우기 어려운 요새가 아닌가 생각하면서 새삼 아이템을 늘리지 않고 옷만으로 파이를 키운 브랜드들이 대단하다고 생각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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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예리 : 버버리 체크와 상표권
고민했습니다. 미완성식탁과 쿠론의 협업이 상당히 매력적이었거든요. 그치만 우리 퍼플피플 대부분이 생산자이니만큼, 상표권이 더 중요한 이슈라고 판단했죠. 사건은 버버리가 지난 2019년 국내 약 200개 학교의 교복에 사용된 '버버리 체크'에 대해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던 것. 한국학생복산업협회와 협의 끝에 올해까지만 기존 디자인을 사용하고, 내년부터 디자인을 변경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최근 교육청에서 각 학교에 교복 디자인을 변경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해요. 이게 가능했던 건 버버리의 체크패턴의 상표권이 모자, 셔츠 뿐 아니라 직물지까지 등록되어 있었기 때문인데요. 상표를 출원할 때는 사용할 상품 류와 상표의 권리 범위를 지정(지정상품 선택)해야 하죠. 상품 류 지정상품 선택은 NICE 국제상품분류에 따라 가능하며 특허청 사이트에서 상품분류코드를 검색할 수 있답니다. 예리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게 되었네요. 패션제품의 상표권, 디자인저작권 등에 대해서는 대학 수업시간때 아디다스의 삼선을 예시로 설명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는 이 사건이 대표적 예시로 쓰이겠네요. 이번 일로 다들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좀 그런 저작권 부분에 대한 찜찜함이 심한편이라 공식사진을 사용할때도 부담을 느끼다보니 제가 직접 찍은 사진을 사용하는 편인데, 어릴때부터 그래왔다보니까 사진실력이 늘어버린지도 모르겠네요. 퍼플페이퍼에 사진 사용이 늦어진것도 사실 이 영향이 큽니다. 잘못 사용했다가 문제되면 어떡하나, 하는 예리의 쫄보 심보 때문이죠. 그럼에도 보여드리는 이 사진은 리카르도 티시가 버버리에 처음 합류했을 때 선보였던 2019 리조트컬렉션 화보에요. 베일리의 버버리도 나쁘지 않았지만, 확실히 티시로 바뀌면서 더 힙해지고 고급스러워진 느낌을 받아서 기억에 남는 화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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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예리 ;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MP3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팟 터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이팟은 2001년 첫 출시되며 아이팟 나노, 셔플 등 다양하게 변주되었으며, 아이팟 터치는 2007년 처음 출시되었다고 합니다. 생산 중단은 결국 단종을 뜻하죠, 사실 스마트폰의 보급화로 휴대폰과 MP3플레이어를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되었다보니 당연한 수순이라고 봅니다. 음악을 소유하거나 물리적으로 느끼는 건 LP나 CD, 테이프가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MP3의 위치가 애매해진 건 사실이죠. MP3과 휴대폰이 공존하던 그 옛날, 대략 한 2006년쯤으로 거슬러올라가면 휴대폰은 용량이 너무 작고 음악을 넣기도 불편했으며 무엇보다 이어폰잭이 3.5파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MP3 기능이 있어도 외면되기 십상이었습니다. 음악 플레이어로는 MP3을 메인으로, 따로 들고 다녔죠. 2009년쯤에는 동영상을 넣을 수 있는 PMP가 인기였으며 기능이 점점 진화해 메모, 게임, 전자사전 등 휴대폰에 있는 기능들을 누릴 수 있었고, 추후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휴대폰에서도 3.5파이 이어폰 잭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죠. 음악을 다운받던 멜론이나 벅스를 어플로 즐기게 되면서, 결국 MP3 본질인 음악듣기가 휴대폰으로 흡수되면서 MP3은 외면받게 되었습니다. 굳이 휴대폰에서 이어폰까지 다 연결되는데 기기를 두 개 들고다닐 필요는 없으니까요. 아이팟터치는 MP3과 휴대폰을 잇는 브릿지 같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MP3 중에서는 가장 기능이 좋고, 통화를 제외한 모든 걸 누릴 수 있었으니까요. 이렇게 예전을 추억하지만 사실 예리는 단 한번도 아이팟을 사용해본 적이 없습니다. 예쁜 디자인, 특히 아이팟셔플에 마음을 단단히 빼앗겼었지만 아이튠즈가 너무 큰 장벽이었거든요. 다만 이번 아이팟 단종으로 진짜로 MP3플레이어가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다는걸 인지하게 되면서, 옛날의 MP3 시절을 추억해보게 되네요. 휴대폰보다 먼저 갖게 된 기기가 MP3이었는데, 이렇게 되서 아쉽지만 시대의 변화는 어쩔 수 없죠. 기존보다 음악을 듣기는 더 편해졌지만, 하나하나 다운받아가며 플레이리스트를 온전히 채워가던 그 시절보다 사람들이 음악을 보는 태도가 가벼워진 것 같아요. 뭐랄까, 그동안은 좋은 음악을 듣고 소유하고 소중하게 MP3 안에 간직했다면 지금은 워낙 손쉽게 들을 수 있어졌다보니 그저 BGM이 되어버린 느낌이랄까요. 새로 나오는 음악의 퀄리티를 말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음악을 보는 태도를 얘기하는 거에요. 음악듣기에 진심인 사람들은 어느새 플레이리스트 유튜버가 되어 버렸고, 사람들은 본인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기보다 그저 제공받는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삼는 경우가 적지 않아졌어요. 회사에서 노동요 틀기를 강요받을때는 오히려 저걸 트는게 저도 편했고 이것도 결국 시대의 흐름이지만, 사람들이 플레이리스트를 듣더라도 그 중 꽂히는 음악을 발견하고 찾아들어가며 한 곡 한 곡 진심으로 느끼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 봅니다. 본인의 MP3이 본인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주었듯, 스트리밍 시대에도 각자의 플레이리스트를 갖고 살 수 있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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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뉴스레터와도 유사점이 있어요. 바로 플랫폼산업이라는 것. 재미있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사람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플랫폼산업이란 점에서 뉴스레터와 결을 같이하죠. 뉴스레터의 소비자도 다양성이 있듯, 게이머도 다양성이 있고요. 이 뉴스레터의 소비자인 퍼플피플이 즐길 수 있는 플랫폼, 퍼플패드. 지난주 아무 반응이 없어서 보니까 설정이 잘못되어 있었더군요. 이제 바꿔두었으니 아마 게시글을 올리실 수 있을거에요. 이번에도 설정이 잘못 되어있다면 알려주시고, 하시고 싶은 말씀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그럼, 다음주에 또 봬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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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페이퍼
퍼플페이퍼는 '영감을 주는 편지 한 통'이라는 컨셉으로, 크리에이터 예리의 패션, 음악, 라이프스타일 취향을 공유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과 생각들이 당신에게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크리에이터 예리
전직 패션기자 및 디자이너, 현재는 뉴스레터 크리에이터. 본명은 민정. 동명의 패션크리에이터가 다수 있다보니 예명을 만들게 되었으며, 예술과 자유를 합해 만든 이름입니다.
페이퍼를 이루는 요소들
크리에이터 예리의 근황을 소개하는 '이 주의 예리', 예리가 받은 영감을 공유하는 '이 주의 영감', 패션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패션은 예리', 그리고 플러스 알파로 추천곡을 소개하는 '음악은 예리' 또는 간단한 브랜드 경험을 나누는 '예리와 브랜드', 혹은 '이주의 추천' 등이 함께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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