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le Paper vol. 17
2022. 06.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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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하지 않았는데 17번째 페이퍼를 17일에 보내게 되었네요. 십여년 전에는 17살이었는데, 어느새 어른이 되어 뉴스레터 크리에이터로 17번째 편지를 보내고 있다는게 새삼 신기합니다. 17살의 예리는 음악 없이 못 살았고, 미니홈피에 좋아하는 음악 이야기를 기록했고, 그게 '음악은 예리'의 전신이죠. 이번주는 오랜만에 '음악은 예리'를 구성했는데, 공교롭게도 17살때 좋아하던 밴드 이야기입니다. 제가 구성한 건 맞지만 의도하지 않은 부분이라 신기하네요. 하나 더, 리뉴얼이 무색하게도, 이번호는 우연히도 첫 퍼플페이퍼와 구성이 같아져 버렸습니다. 결국 예리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초심이었나 봅니다. 그럼, 이번주도 재미있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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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예리 : 소소한 행복의 소중함
아프고 바쁘고 밤새가며 몇 개의 마감을 마쳤고, 그래서 조금 여유가 생겼습니다. 정말 바빠서 가족과 애인을 제외하고 아무도 못 만나던 6월이었는데, 이번주는 드디어 친구를 만나 저녁 한끼, 커피타임을 가졌어요. 소소한 약속들 그리고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얻는 힐링, 그 소중함을 평소보다 배로 느낀 한 주였습니다. 그래도 애인 만나지 않았냐고요? 만나서 노트북으로 작업만 했거든요. 작업물에 대한 피드백도 받고요. 친구들 만나러 가던 날도 하루종일 작업하다가 겨우 마치고 나갈 수 있었습니다. 사진은 바로 그 날. 작업 마쳤더니 이상하게 졸음이 몰려오더라고요. 약속 가서 잘 수는 없으니 환승 길 에스프레소로 잠을 달랬답니다. 환승 길 에스프레소, 이것도 새삼 소소한 행복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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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예리 : 그 어떤 협업보다도 재미있는 '김씨네 과일'
태극당과 아디다스의 협업 소식, 그리고 슈퍼스타가 다시 힙한 신발로 부상할 수 있을까, 에 대해 논하기는 너무 뻔합니다. 최근 오픈한 파인드카푸어 팝업도 어디서 본 듯한 컨셉이라 그다지 흥미롭지 못했고요. 차라리, 요 몇 주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 '김씨네 과일' 티셔츠 이야기가 훨씬 재밌을 것 같아요. 이번주에는 김씨네과일 고객센터 인스타계정까지 생겼죠. 무슨 얘긴지 모른다구요? 티셔츠 그래픽 아티스트 김도영(인스타그램 @waaaavyyy)작가님의 과일가게 이야기에요. 정확히는 길거리 과일트럭 컨셉으로, 제철 과일 프린팅 티셔츠를 판매 중이죠. 다마스를 끌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자리를 펴고, 과일을 세팅하듯 과일 티셔츠를 세팅, 센스 넘치는 소개문구로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지난주 토요일은 EQL의 티셔츠 팝업스토어에서 샵인샵으로 판매하기도 했답니다. 현장판매만 하시는데, 컨셉을 보여주기에도, 과일(티셔츠)을 팔기에도 아주 적절한 방법인 것 같아요. 온라인 구매가 가능했다면 재미가 반감될 것 같달까요. 참고로 이번주 판매 일정은 토요일은 광주에서, 일요일은 전주에서 진행되고 인스타그램 @kimsfruits 에서 소식을 볼 수 있답니다. 티셔츠라는게, 참 재미있는 매체인 것 같아요.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kimsfrui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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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예리 : 마감 후 시원하게 듣는 락
일본 힙합과 4세대 걸그룹 음악. 이 두가지를 노동요로 들어서인지, 마감하고 나니 락이 듣고싶더군요. 정확히는 마감 후 의자에 늘어져 쉬는데, 한동안 안 듣던 로맨틱펀치의 치명적치료가 땡겨서 오랜만에 들었죠. 알고리즘을 타고 로맨틱펀치 라이브 영상까지 쭉 달렸습니다. 오랜만에 듣는 로맨틱펀치의 음악, 시원한 락이 이렇게 좋을수가 없더군요. 예리의 최애 락밴드 로맨틱펀치는 '토요일 밤이 좋아'라는 명곡으로 알려져있으며 시원시원한 사운드와 라이브로 각종 대학축제를 휩쓸던, 인디밴드치고는 나름 유명한 밴드입니다. 예리가 고등학생이던 2010년 발매한 '미드나잇 신데렐라' 앨범부터 비교적 최근인 2020년 'SOS'까지,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곡 작업을 하고 있고 사진 보시다시피 대부분의 앨범을 소장 중이라 뭐부터 들어보시라고 추천하기 참 어렵네요. 그래도 꼽아보자면, 재수때 자주 듣던 '좋은 날이 올거야', 회사다닐때 찾아듣던 '굿모닝 블루', 최근 발매한 'SOS', 그리고 최근에 듣던 'Amazing'정도 언급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락 음악 불모지인 한국에서 한 줄기 희망같은 밴드라 더 오래, 좋은 음악 계속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로펀이 처음 나올때만해도 들을만한 락밴드가 많았던 거 같은데 요새는 락이 참, 보기 힘들어진 장르인 것 같아서 슬픕니다. 그래서 락의 부흥에 대한 염원을 담아 백예린 님의 락밴드 '더 발룬티어스'를 응원하게 된달까요, 락의 대중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있는 것 같아서 리스펙합니다. 시대는 변했지만 변하지 않는 가치들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감사하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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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와 브랜드 : 블루보틀
3년 전 만난 블루보틀의 첫 맛은 강렬했습니다. 그때의 첫 인상때문에 블루보틀을 좋아하고, 지금까지도 소비하고 있어요. 블루보틀이 한국에 상륙한 건 2019년 6월, 저는 2019년 3월 일본출장에서 블루보틀을 처음 만났습니다. 박람회 취재를 마치고 도쿄 시장조사를 위해 남아있던 주말, 모닝커피를 마시러 나갔을 때 말이죠. 숙소 앞이었던 시나가와 역은 아주 크고 넓은데다 무엇보다 스타벅스, 블루보틀이 동시에 있었습니다. 뭐부터 먹어볼까- 하다가 익숙한 스타벅스를 갔고, 인생 최악의 커피를 만났습니다. 아이스도 아닌데 엄청나게 미지근한데다 무엇보다 밍밍하고 아무 맛도 안 나는 그게 어떻게 라떼일 수가 있는지. 잔뜩 실망한 채로 블루보틀에 가서 똑같이 따뜻한 라떼를 테이크아웃했죠. 처음에는 '그래, 이게 라떼지!' 하면서 시작했는데, 마시면 마실 수록 느껴지던 깊은 풍미와 부드럽고도 진한 그 맛에 반해버렸습니다. 한국에서 이렇게 인상깊은 맛의 라떼를 마셔본 적이 있었던가? 앞에 마신 스타벅스 라떼가 너무 맛이 없어서 상대적인 건가? 긴가민가했지만 어쨌든 한 잔만에 블루보틀의 엄청난 팬이 되었고, 결국 블루보틀이 한국에 상륙한 첫 주말, 세시간씩 줄서서 커피를 사마시게 되었죠. 요새도 블루보틀은 애용합니다, 그 첫 라떼 한 잔 때문에요. 한국에 좋은 카페가 많고 좋아하는 곳이 정말 많지만, 따뜻한 라떼만큼은 블루보틀이 최강자이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예리의 사견입니다. 이 말을 듣고 누군가 블루보틀에 간다면 사실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놀라 플로트'. 여름이잖아요, 시원한 아이스크림 올라간 거 드세요. 아이스크림은 언제나 옳고, 블루보틀도 언제나 옳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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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는 커피 사진으로 시작해 커피 사진으로 끝났네요. 이것도 정말 우연입니다. 우연히 무언가가 떠올라서 예리에게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으신 분들은 답장이나 퍼플패드에 말씀 남겨주세요. 그럼, 즐거운 금요일 밤 보내시기 바라며 다음주에 봽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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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페이퍼
퍼플페이퍼는 '영감을 주는 편지 한 통'이라는 컨셉으로, 크리에이터 예리의 패션, 음악, 라이프스타일 취향을 공유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과 생각들이 당신에게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크리에이터 예리
전직 패션기자 및 디자이너, 현재는 뉴스레터 크리에이터. 본명은 민정. 동명의 패션크리에이터가 다수 있다보니 예명을 만들게 되었으며, 예술과 자유를 합해 만든 이름입니다.
페이퍼를 이루는 요소들
크리에이터 예리의 근황을 소개하는 '이 주의 예리', 예리가 받은 영감을 공유하는 '이 주의 영감', 패션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패션은 예리', 그리고 플러스 알파로 추천곡을 소개하는 '음악은 예리' 또는 간단한 브랜드 경험을 나누는 '예리와 브랜드', 혹은 '이주의 추천' 등이 함께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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