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le paper 퍼플페이퍼 vol.2
2022. 03. 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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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퍼를 보낸 지 며칠 안 되었는데 금방 새 페이퍼를 준비할 시간이 되었네요. 몇년 전 주간지 기자 시절이 생각납니다. 새 신문 인쇄일과 그 다음 신문 기획회의가 같은 날이었다보니 마감과 동시에 새 신문을 준비해서 기획하랴 마감하랴 매우 바빴는데, 지금 뉴스레터를 딱 그렇게 제작하고 있어요. 마감과 동시에 새 레터 기획, 그리고 감 가는대로 원고를 작성하고 있답니다.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적어도 다섯번은 보내봐야 할 거 같아요. 지난주 레터는 구구절절 썼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받아서 읽어보니 좀 짧은감이 있어서, 이번주는 가감없이 썼더니 또 너무 구구절절한 거 같네요. 페이퍼 소개글을 블로그에 올렸더니 갑자기 구독자가 늘어버려서 약간 당황스러운데, 사람이 많아진만큼 이번에는 양질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길 바라며 이만 시작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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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예리
돈없는 백수치고 이번주는 구매가 많았습니다. 이상하게 회사 그만두고 무슨 보상심리인지 자꾸 뭘 구입하게 되네요. 뭐 다 필요한 거긴 했죠. 우선 넉 달만에 새 가방을 샀습니다. 아보네의 비비앙백인데, 아이패드가 들어가는 데일리백이 필요해서 샀어요. 이제 한 손에 아이패드 파우치를 안고, 반대쪽에 미니백을 멜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속시원하네요. 한 가지 단점은 새 가죽 냄새가 좀 심해서..냄새 좀 빼고 써야할 거 같습니다. 두 번째로, 아주 오랜만에 그립톡을 하나 샀습니다. 노트10 쓸 때 곰인형 그립톡을 쓰다가 그립톡때문에 무선충전이 안 되서 그때부터 그립톡 생활을 포기했는데, 생각해보니 아이폰12미니로 바꾸면서 무선충전기를 방출한지 오래라 이젠 써도 되겠더라구요. 제가 고른 건 데이퍼센트의 호텔키링디자인 그립톡입니다. 데이퍼센트는 유튜버 다영님의 뷰티브랜드인데, 그립톡 사면서 처음 알게되었답니다. 마지막으로 구입한 건 지갑인데요, 구찌의 캐리오버제품인 마몬트 반지갑입니다. 패션에서 캐리오버는 시즌과 무관하게 계속 판매하는 제품을 말하는데요, 보통 잘 팔려서 시즌 무관하게 꾸준히 재입고되는 제품을 캐리오버라고 합니다. 제가 산 지갑은 2018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도 재입고되고 있는 모델이에요. 충동구매처럼 구입하긴 했지만, 평소 사용하던 지갑에 불만이 많았던게 터져나온 거 아닌가 싶어요. 작년부터 지갑 유목민이라 쓰고 팔고 반복했는데, 이제 정착할 수 있을 거 같네요. 예리의 구찌 입문기는 이번 '예리와 브랜드'에서 만나볼 수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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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예리 ; 이슈 넘치는 파리패션위크
이번 파리패션위크도 온갖 이슈가 넘치네요. 오는 7일, 루이비통 쇼를 오르세미술관에서 진행한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생로랑 쇼를 에펠탑 앞에서 하는거나 그거나 비슷하게 느껴져서 큰 감흥이 없긴 합니다. 오히려 3월 2일 발표된 디올과 이화여자대학교의 파트너십 체결 소식이 흥미로웠는데요, 장학금과 인턴십 그리고 멘토링프로그램(우먼 디올) 등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패션전공자였다보니 이대학생들이 부러워지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한국의 위상이 이만큼 높아졌구나 뿌듯했답니다. 빼놓을 수 없는 이슈는 바질아블로의 유작이었던 오프화이트 쇼에서 국내 디자이너브랜드 포스트아카이브팩션(PAF)협업 피스를 선보인 것인데요, PAF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로 보여서 꼭 언급하고 싶었던 이슈랍니다. PAF는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신진디자이너 육성프로그램인 LVMH프라이즈(루이비통이 속한 그 LVMH 맞습니다) 세미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면서 그 잠재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국내브랜드에요. 예술의 한 형태로 패션이라는 매체를 선택해서 선보이는 감각적인 브랜드입니다. 지난해 봄에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전시를 열기도 했어요. 이런 PAF의 잠재력을 바질아블로도 눈여겨보고 협업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이게 바질아블로와의 마지막 협업이라는게 아쉽기도 하네요. 오프화이트의 새 디렉터는 아직 공석인것으로 알고있는데,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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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예리 ;
예리의 최애아티스트 KILO KISH
예리의 최애 뮤지션인 킬로키시가 지난 2월 25일, 신곡 'No apology!'를 발매했어요. 신곡 이슈로 제 페이퍼에 그녀를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신곡보다는 지난 1월 발매한 'New Tricks : Art, Aesthetics, and money' 를 추천하고 싶어요. 이번 신곡은 도입부가 좀 급하게 시작하는 감이 있어서 익숙해지기 힘들었는데, 이 곡은 부드러운 도입부 소리와 리드미컬한 보컬이 시작되어 매력적이에요. 그녀를 처음 알게된 계기는 압구정 앤아더스토리즈 매장에서 듣게 된 'NAVY' 인데요, 몽환적이면서도 눈을 감고 들으면 그 세계에 빨려들어갈 것 같은 매력이 있어서 빠져버린 곡입니다. 나온지 10년 되었는데 지금 들어도 세련되었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최애 뮤지션이라 전 곡을 다 추천하고 싶지만, 예리의 명상곡인 'San Pedro', 편집샵에서 나올듯한 감각적인 곡인 'Curious (Le flex remix)' 등을 먼저 추천합니다. 'Curious' 원곡은 정 반대의 분위기로 조용조용한데 리드미컬해서 또 나름의 매력이 있어요. 국내에 킬로키시의 팬이 늘어나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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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와 브랜드 ;
구찌
드디어 예리가 구찌에 입문했습니다.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브랜드를 처음 구매하는 건 아니지만, 제품의 만듦새에 감탄해본건 구찌가 처음인 것 같아서 꼭 이번주에 소개하고 싶었어요. 구찌는 워낙 유명브랜드라 패션 문외한도 한번쯤은 들어본 명품이죠. 이번에 구입하면서 살펴보니 100만원대 가방도 꽤 있었어서, 개인적으로 명품치고는 진입장벽이 낮은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워낙 샤넬이나 디올 백의 가격이 엄청나다보니 이제 100만원대가 접근성 있게 느껴지는 마법이네요. 아무튼, 제 구찌 입문템을 소개하자면 앞서 말씀드린 마몬트 반지갑으로, 컬러는 히비스커스 레드에요. 거의 충동구매에 가까웠지만 결정적으로 어느 후기에서 4년간 가죽 마감부분 칠 (엣지코트. 기리메라고도 합니다.) 까짐 없이 새것처럼 사용한다는 내용을 보고 구매를 결심했는데, 구입해서 자세히 뜯어보니 마감을 엣지코트로 칠한게 아니라 가죽으로 감싸버렸더라구요. 대학때 악세사리디자인 수업을 들은 저는 아는만큼 보인다고 저런 디테일에 감동해버렸고.. 저렇게 깔끔하게 마감할 수 있는 장인의 능력에 감탄해버렸습니다. 가죽지갑을 만들 때 엣지코트를 몇 번 덧칠하느냐에 따라 퀄리티가 달라진다고 하는데 가죽 마감이라니 이건 아예 다른문제잖아요. 제품뿐 아니라 친절한 고객응대나 구매후 찐텐으로 보내주신 문자까지,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던 브랜드라 언젠가 재구매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구찌의 최근 행보나 브랜드이미지가 크게 절 대변한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꽤 즐거운 만남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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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의 TMI ;
TPO에 진심인 자의 하객룩 준비기
TPO, 장소 시간 상황에 맞추어 옷을 챙겨입는걸 뜻하는 말이죠. 보통 사람들이 TPO를 신경쓰는건 출근할 때, 혹은 결혼식이나 장례식 같은 이슈가 있을 때에요. 결혼식에서는 흰색옷을 입으면 안 되고, 장례식에는 검정색 중심의 어두운색 옷을 입어야 한다던가, 그런 규칙이 있기 때문이죠. 저는 TPO에 상당히 진심이라 갖춰입어야 할 상황이 오면 옷이나 헤어스타일 뿐만 아니라 손톱색상까지 맞추는 편이에요. 기자로 일할 땐 미팅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게 입고 출근하기도 했고요.
이제는 백수가 되어 TPO를 따질 일이 없지만, 최근 두 건의 결혼식에 초대받게 되며 새로 옷을 준비하게 되었어요. 겨울 결혼식 참석이 처음이기도 하고, 긴 팔 옷 중 격식 있는 옷은 거의 화이트나 비비드한 원색이었기 때문이죠.
일단 갖고 있는 코트부터가 핫핑크색상이었기때문에 외투부터 새로 장만했습니다. 밝은 회색이면 무난하겠지- 하고 인터넷으로 시켰는데 막상 받아본 색상은 쑥색이었어요. 민트그레이가 무슨색인가 했더니 쑥색이더군요. 뭐 결혼식장은 신부만 예쁘면 되니까- 하고 그대로 이너를 골랐습니다. 인터넷 색감을 못 믿겠다보니 이번엔 발품을 팔아 오프라인 매장을 층층이 뒤져 원피스를 하나 샀어요. 분명 매장 조명에서는 밝은 인디핑크였는데, 집에 와서 보니 쑥색만큼이나 어두침침한 팥죽핑크라 도저히 같이 입을수가 없더라고요. 결국 다시 인터넷을 뒤져서 연핑크색상의 트위드 원피스를 구입했고, 받아보니 다행히도 화면과 색 차이가 없더군요. 이렇게 인터넷에 한 번, 오프라인으로 한 번 데여가며 준비한 하객룩 여정을 끝냈습니다. 신발과 가방은 계절에 구애받지 않으니 따로 구입하진 않았고, 원피스 색에 맞춰 네일만 새로 받았어요.
예리가 최종으로 입고 간 하객룩 정보를 공유하자면 트위드 원피스는 케네스레이디, 쑥색 코트는 시스티나입니다. 기자 시절 여성정장브랜드 담당이었다보니 하객룩으로 입을만한 정장브랜드는 꿰고있었고, 덕분에 빠르게 고를 수 있었답니다. 심플하게 입는다면 시스티나, 리스트도 괜찮고, 트위드나 레이스처럼 소재감이 독특한걸 찾는다면 케네스레이디, 잇미샤 중에서 골라도 좋을 거 같아요. 저는 외투랑 원피스 각각 10만원 전후로 골랐는데, 금액이 부담스럽다면 미쏘나 로엠에서 트위드재질을 골라봐도 괜찮을 듯 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열심히 준비한 하객룩을 입고 지난 주말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저처럼 트위드 원피스를 입은 하객이 많아서 안도하기도 했고, 입고 간 원피스가 연핑크치고도 많이 밝은거같아서 쑥색 코트 속에 몸을 숨기기도 했습니다. 다음 주말에 똑같이 입고 다른 결혼식에 참여할 건데, 그때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요새 날씨가 풀리고있다보니 코트를 입을 날씨는 아닐 거 같아서 다소 아쉽네요. 트렌치코트를 걸칠 날씨이겠지만 아마 모두가 그걸 입고오지 않을까 싶어서 또 고민해봐야 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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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를 마치며
패션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고 나머지는 곁가지로 생각한 페이퍼인데, 정작 패션얘기가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만큼 진심이라 그럴 수도 있고요. 페이퍼를 마감하는 지금은 3월 3일인데, 곧 백수를 그만하게 될 수도 있어서 아마 이번이 전무후무하게 긴 페이퍼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제 페이퍼가 부업이 될 거 같은데, 아직 페이퍼로 어떠한 수익도 없기때문에 부업이란 단어보다는 사이드프로젝트가 적절할 거 같습니다. 아직 확정된 바가 없어서 지금의 주된 업무는 퍼플페이퍼죠. 다음 페이퍼를 보낼 쯤에는 뭐라도 확정되어 있길 바라며,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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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페이퍼
퍼플페이퍼는 '영감을 주는 편지 한 통'이라는 컨셉으로, 크리에이터 예리의 패션, 음악, 라이프스타일 취향을 공유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과 생각들이 당신에게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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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예리
전직 패션기자 및 디자이너, 현재는 뉴스레터 크리에이터. 본명은 민정. 동명의 패션크리에이터가 다수 있다보니 예명을 만들게 되었으며, 예술과 자유를 합해 만든 이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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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를 이루는 요소들
크리에이터 예리의 근황을 소개하는 '이주의 예리', 패션에 대한 인사이트나 이슈를 공유하는 '패션은 예리', 추천곡을 소개하는 '음악은 예리', 간단한 브랜드 경험을 나누는 '예리와 브랜드', 그리고 플러스 알파로 '이주의 추천', 혹은 '글쓰는 예리' 등이 함께 구성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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