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le paper 퍼플페이퍼 vol.3
2022. 03.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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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그만두고 반년간 쉬었을 때 유튜브를 시작했다가, 영상편집이 본업의 일부가 되며 그만둔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이후로 새 유튜브 채널, 브런치, 블로그 리뉴얼, 뭐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해도 한번 이상 끌어갈 수 없었어요. 그렇게 중단된 프로젝트가 하나, 둘, 쌓여가면서 자괴감만 쌓이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도전한 게 퍼플페이퍼입니다. 아직 직장도 출근도 없다보니 열심히 하는것도 있고,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만큼 기획을 탄탄히 잡아둬서 흔들리지 않고 진행해나가고 있죠. 이 기획을 가지고 스티비 크리에이터에 지원했고, 최근에 합격소식을 받았어요. 이제 6개월간 스티비 크리에이터로서 더 부지런히 뉴스레터 제작에 힘써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요새 새로운 회사와 입사를 조율중이라 또 1회만에 그만둬야하는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이왕 이렇게 된 것, 둘 다 열심히 해보기로 했습니다. 새 회사 업무도 콘텐츠제작이라는 큰 틀은 같다보니 어떻게 차별화를 둘지 고민해봐야할거 같아요. 뭐, 제 뉴스레터의 목적과 그 회사의 콘텐츠제작 목적이 다르다보니 이미 둘은 다른 걸지도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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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와 TMI ; 3월 4일의 일상
3호는 사실 세이브 원고입니다. 2호 발송일인 3월 4일에, 사전투표를 마치고 작성하고 있어요. 사실 오늘은 일하러 나가려고 시간을 비워뒀었는데, 막상 나가려고 타로카드로 길흉을 점쳐보니 안가는게 더 좋다고 카드가 나오더군요. 그래서 안갔는데 그래도 시간을 허투로 쓰기 싫고, 마침 스티비 크리에이터가 된 김에 더 열심히 하고자 원고를 잡았습니다. 뭐, 다음주 스케줄이 빡빡하기도 하고요. 원고 마치면 미뤄뒀던 조향수업을 이어서 들을 예정이에요. 최근에 향수를 다 써서 어젯밤 새 향수 서칭하다가 충동구매 직전에 그만두고 잤는데, 오늘 조향 인강 들으면서 새 향수나 만들면 딱 좋을 거 같네요. 물론 아직도 이론을 더 들어야 해서, 실습까지 들으려면 하루종일 들어야 하겠지만요. 퇴사 후 진로고민하다가, 저만의 향 브랜드를 갖고싶다는 결론이 나와서 좀 배워보려고 신청한 조향수업인데 아무래도 오랜만에 하는 공부다보니 쉽사리 공부습관이 안 들어서 저번에 삘받았을때 새벽에 왕창 수업듣고 그 이후로는 미루고만 있네요. 향 브랜드 런칭은 사실 장기적인 목표라 당장의 퍼플페이퍼에 집중하다보니 미뤄진 것도 있습니다. 오늘, 두 마리 토끼를 전부 잡아보려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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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예리
이 코너만큼은 이 주를 보내 보고 작성할까, 했는데 애초에 다음주가 바쁠 것 같아서 세이브원고를 만드는것이니 왜 바쁠지 설명하는게 좋을 거 같네요. 우선 외주업무가 조금 있어서 월-화는 외주에 매진해야 할 거 같습니다. 수요일은 선거일이다보니 일을 할 수 없어서 그날 약속을 잡아두었고, 목금도 비슷한 플로우로 약속이 있는데다 토요일은 또 다른 결혼식에 갑니다. 사이사이 비는 시간이 많을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외주를 끝내두지 못했다는 생각에 다음주가 썩 맘을 놓지 못할 것 같아서 미리 써두는 것도 있겠네요. 바쁜 한 주를 마치고 나면, 18일에 전할 말이 더 풍부해지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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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예리 ; 이번 시즌 패션트렌드가 나는 싫어라
Y2K 패션의 유행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일부인, 패션인이라면 인스타에서 지긋지긋하게 보고 있는 미우미우의 22S/S시즌 로우라이즈 초미니스커트와 크롭탑 세트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Y2K 세기말 패션은 개인적으로 패션의 암흑기라고 생각해서 뭐가 예쁜 줄 모르겠다보니 크게 공감이 안 가고, 특히 미우미우의 경우 나는 몇년 전의 소녀소녀한 미우미우를 사랑했기때문에 어느순간 스포티해지다가 이렇게 로우라이즈 스커트로 트렌드의 중심이 되버린 미우미우는 적응이 안 되네요. 사실 싫은걸 얘기하면 더 많아요. 한때 사랑했던 알렉산드로미켈레의 비비드한 구찌가 이젠 지겹고, 디렉터가 바뀐 보테가베네타의 22F/W는 다시 올드하게 변해버렸습니다. '뉴 보테가' 열풍을 만든 다니엘 리의 시원시원한 사이즈의 인트레치아토, 세련된 디자인에 길들여져버려서인지 마티유 블라지의 보테가가 성에 차지 않았달까요. 어느 시즌쯤부터 런웨이가 제게 전혀 자극이 되지 않고, 어느 시즌부터는 트렌드가 와닿지 않았는데 지금 딱 그래요. 그나마 이해하고 인정하던 트렌드가 뉴 보테가였는데, 다니엘 리가 퇴출되면서 그것도 없어졌어요. 런웨이 트렌드에 공감이 떨어지다보니 패션에 재미가 없어졌나 싶은데, 그럼에도 런웨이 트렌드 훑어보는걸 놓지 못하는 건 패션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어서인가 싶네요. 오히려 요새 놀러다니면서 보이는 리얼웨이 착장이나 아이템이 더 재미있어요. 남성패션유튜버들의 성장으로 학생들이 옷을 배워 입는걸 보면서 어린 나이에도 잘 입는 친구들이 많아지는걸 보면서 신기해하기도 하고요. 언제나 런웨이보다 그게 적용되는 리얼웨이가 재미있었지만, 글쎄 이번 22년 트렌드는 워낙 공감이 안 가다보니 리얼웨이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려나 더 궁금해집니다. 연예인들의 전유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진짜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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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예리 ; 그래서 요새 뭘 듣냐면, 태연
음악이야기는 질리도록 할 수 있는게, 그만큼 다양하게 듣기도 하지만 꽂힌 곡을 꽤나 오랜기간 듣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새 뭘 듣냐면, 태연을 들어요. 최근 INVU로 돌아온 태연이고 그것도 많이 듣는데, 요샌 오히려 작년 여름 공개했던 Weekend를 자주 듣습니다. 상큼해서 여름에 듣기 좋을 수 있지만,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요새 듣기에도 제격이더군요. 주말은 매주 있다보니 더 계절을 안 타는 것 같기도 하고요. 뮤직비디오에 나온 다양한 착장이 다 너무 예쁘지만, 특히 스타일리스트가 당근마켓에서 구입했다는 썰이 도는 그 샤넬 트위드세트가 정말 보는맛이 있는 것 같아서 뮤직비디오도 추천하고 싶어요. 태연은 최근 딩고 뮤직의 킬링보이스에 출연해서 그간 발매했던 솔로곡들 다수를 라이브로 선보였는데, 공식 솔로데뷔곡이었던 'I' , 추억의 OST '만약에' 등이 있어서 반갑게 들었습니다. 명곡이 너무 많아서 다 언급하긴 어렵고, 재미있는건 요새 제가 소녀시대의 'Gee'를 듣고있다는 것이죠. 갓더비트의 스텝백도 요새 뒤늦게 듣고있다보니 어느 곡을 틀어도 태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Gee는 언젠가부터 알고리즘을 장악해서 듣고있는데, 어느 걸그룹곡을 듣다가 넘어가도 잘 어울리고, 반갑고 좋습니다. 2009년에 전국을 장악했던 노랜데, 어느새 2022년이라니 세월 참 빠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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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추천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의 굿즈샵
3월 5일,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의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 을 보고왔습니다. 위치가 하계역이라 그렇게 접근성 좋은 동네는 아니지만, 전시도 건물도 아니고 굿즈샵에 반해서 추천하고 싶었습니다. 거의 제 생필품을 구매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거든요. 뭐 여느 굿즈샵과 같이 엽서, 노트, 에코백 등이 있었는데 제가 주목한 포인트는 봉투입니다. 작품을 담은 엽서는 봤어도 작품으로 편지봉투를 만든건 또 처음봐서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마침 절친 생일이있었어서 손편지를 보냈어야 하는데, 딱이더군요. 그리고 또 다른 봉투는 현금봉투입니다. 마침 12일에 결혼식을 참석하거든요. 축의금 담을 봉투가 필요했는데 또 이렇게 제 상황에 맞는 아이템이 있을 줄이야. 전시 굿즈 구입이 아니고 거의 생필품 구입의 장이 되어버려서 상황이 재밌더군요. 예쁜 봉투들은 이래저래 유용하다보니 그림봉투 4장, 현금봉투 2장을 샀어요, 여분으로. 근데 타이밍 좋게 또 다른 결혼식에 초대받다보니 현금봉투를 딱 맞게 사용할 것 같네요. 아,테이트미술관 특별전은 5월 8일까지 진행되니, 전시 자체가 관심있는 분들은 다녀오셔도 좋을 것 같아요. 성인기준 티켓값은 15000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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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예리 ;
지하철 속 콘텐츠 소비가 과연 시간낭비일까
2호를 제작해 예약발송을 걸어뒀던 밤, 유튜브를 보다가 이런 주장을 접했어요. 지하철 안 사람들을 관찰해보니 넷플릭스나 유튜브, 게임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고, 차라리 그 시간에 유익한 책을 읽으라는 이야기였죠. 글쎄, 저 같으면 지하철 안 상황이 그렇다면 그들이 더 재미있게, 혹은 유익하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나 게임을 제작해 배포하겠어요. 제가 음악에서 영감을 받는 것처럼, 그들도 영상이나 게임에서 영감을 받을수도 있고, 일단 그런 콘텐츠소비가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거든요.
어쩌면 대중을 계도하기보다 대중의 취향을 파악하고 더 맛있는 컨텐츠를 제공하는게 제 몫이라고 생각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저는 퍼플페이퍼를 기획할 때, 이걸 토요일날 약속 가는 지하철 안에서 즐겁게 읽어주었으면 했거든요. 애초에 이동시간에 소비할 콘텐츠로 생각했기 때문에 2호부터는 퇴근길에 읽어보라고, 금요일 오후 6시에 발송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지하철이나 버스같은 이동수단 안이 콘텐츠 소비가 가장 활발한 장소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지난 직장을 다니며, 한시간 반의 퇴근길을 지루하지 않게 보낸 건 모바일콘텐츠 덕분이었거든요. 밀린 뉴스레터를 보기도 하고, 10분 내외 분량의 자기계발 유튜브 영상을 보기도 하고, 인스타도 보고, 뭐 그렇게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죠.
사실 저는 우리나라가 이런 문화콘텐츠소비가 일상화되었기 때문에 문화선진국이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초, 유럽 여행에서 본 풍경 때문에 더 그래요. 근교로 가는 기차 안, 그리고 시내버스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 수가 우리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었던데다 그 흔한 에어팟 유저도 거기선 찾아보기 힘들었거든요. 어제 본 유튜버처럼 어떤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중독을 꼬집으며 외국의 대중교통 속 책읽는 문화를 본받아야한다고 하지만, 뭐 책을 읽는사람이 많지도 않더군요. 저는 그런 모습들이 그렇게 좋게 보이지 않았어요. 한창 봉준호감독의 기생충이 수상하던 시기라 국뽕에 차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뭐랄까 저렇게 대중교통에서 콘텐츠 소비가 없다시피하는 나라랑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처럼 대중교통에서 음악듣기가 일상화되어있고, 무선이어폰을 꽂고 예능이며 드라마며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하고, e북이라도 소비하는 나라가 당연히 콘텐츠강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닐까, 싶더군요. 유럽의 어느 국가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비춰질 수 있어 조심스러운데, 국뽕에 더 가까운 생각으로 봐주시면 좋을 거 같네요. 아무튼, 나아가 일상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우리나라 대중의 수준이 높아졌고, 그들의 입맛을 맞추다보니 왠만해서는 살아남지 못하고 고품질 콘텐츠만 살아남아 글로벌 영향을 미치고있는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뭐 그 기저에는 그런 콘텐츠소비를 가능하게 해주는 스마트폰, 와이파이 보급률 등이 자리잡고 있고요. 뭐 사실 피처폰시절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PMP나 MP3 등으로 이동시간에 콘텐츠소비에 열심이었기 때문에 기술의 발달은 그저 촉진제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결론적으로 피처폰시절부터 이어져 온 대중교통 속 온라인콘텐츠 소비 기조가 국내 콘텐츠 글로벌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서 저는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나아가 제 콘텐츠도 언젠가 지하철 안에서 대중적으로 소비되기를 바랍니다. 더 좋은 콘텐츠로 마주할 수 있기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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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를 마치며
2호에서도 얘기했었나요? 패션과 음악이야기를 하려고 시작한건데 패션이 가장 어렵다고. 아마 다들 저한테 패션콘텐츠에 대한 기대가 큰 걸 알고있으니 더 부담을 느끼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오늘은 편하게 썼고, 편하게 쓰다보니 또 길어졌네요. 세이브원고라 시간이 많아서 갈수록 점점 더 길어지는 게 아닌가 싶네요. 빨리 마무리하고 조향수업 들으러 가야 하는데 벌써 저녁이 되어가네요. 4호에서는 여러분의 피드백을 좀 반영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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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페이퍼
퍼플페이퍼는 '영감을 주는 편지 한 통'이라는 컨셉으로, 크리에이터 예리의 패션, 음악, 라이프스타일 취향을 공유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과 생각들이 당신에게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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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예리
전직 패션기자 및 디자이너, 현재는 뉴스레터 크리에이터. 본명은 민정. 동명의 패션크리에이터가 다수 있다보니 예명을 만들게 되었으며, 예술과 자유를 합해 만든 이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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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를 이루는 요소들
크리에이터 예리의 근황을 소개하는 '이주의 예리', 패션에 대한 인사이트나 이슈를 공유하는 '패션은 예리', 추천곡을 소개하는 '음악은 예리', 간단한 브랜드 경험을 나누는 '예리와 브랜드', 그리고 플러스 알파로 '이주의 추천', 혹은 '글쓰는 예리' 등이 함께 구성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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