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le paper vol. 29
2022. 9.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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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이슈로 바빠서 시간을 쪼개쓰다보니 이동시간도 아끼려 재택근무만 2주째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깥날씨를 잘 모르는 예리지만, 이따금 나가면 긴팔셔츠를 입기에는 덥고, 반바지를 입기엔 춥다고 느낍니다. 입술도 손등도 건조해지기 시작하는 걸 보니 환절기가 시작되었고, 벌써 9월 중순이죠. 예리의 라이프사이클은 9월부터 상승기이기 때문에, 다가온 환절기가 꽤나 반갑답니다. 겨울에 태어나서 그런지, 날씨가 따뜻해지거나 더워져가면 맥을 못 추고, 더위가 사라질 쯤부터야 비로소 정신이 들고 저 자신으로 사는 느낌이 들거든요. 9월이 되니까 잊고 있던 제 자신이 조금씩 보이는데, 최근에는 못 본 새 머리가 꽤 길었다는걸 발견했어요. 적어도 주 1회정도는 화장을 하니까 거울을 안 보는것도 아닌데 이걸 9월에야 발견했다는건 그만큼 정신없는 8월이었다는 거겠죠. 상승기에 들어선 만큼 이번주도 재미있길 바라며, 29호 시작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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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예리 : 가고 싶은 곳이 많은 예리
워커홀릭 기질이 있다보니 거의 평소에 뇌가 패션에 절여져서, 29호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문장을 쓰니까 29CM의 새 소식이 마구 떠오릅니다. 일단 9월이 되었으니 지난 24호에 소개했던 더현대서울 속 29CM의 브랜드갤러리인 '이구갤러리' 브랜드 라인업이 새롭게 바뀌었을 테죠. 한편으로는 오는 24일에 29CM의 첫 번째 플래그십스토어, '이구성수' 가 오픈하고요. 이 소식도 24호에서 소개했었는데, 우연히도 9월 오픈일이 24일이네요. 29CM의 행보가 흥미로운 예리다보니 24일 이후에는 성수에 한번 가보려고 해요. 26호에서 소개했던 새 편집샵 '엠프티'도 아직 못 가봐서, 둘 다 가보고 싶거든요. 이왕 그쪽방향으로 가는 김에 동선에 욕심을 조금 더 내보자면, 코리빙하우스 '맹그로브' 동대문점이 오픈기념 전시 '노크노크'를 10월 7일까지 하고있는 걸로 알고 있어서 거기도 구경해볼까 해요. 지난해 신설점 오픈기념 전시도 너무 재미있었다보니, 이번에도 기대가 됩니다. 포맷은 지난해와 같아요, 아티스트 7팀 각자의 취향을 담은 7개의 방을 구경할 수 있답니다. 가장 개인적인 취향이 가장 창의적이라고 믿는 예리의 신념은 어쩌면 저기서 나온지도 모르겠을 정도로 제게 영감을 준 전시였고, 그렇다보니 올해도 놓치고 싶지 않답니다. 사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한남동도 가고 싶어요. 최근 오픈한 '기준'의 큐레이션 샵 '도데테'가 궁금하거든요. 원래 계획은 이번주 일요일에 가려고 했는데 9월 21일에 디젤의 플래그십스토어가 한남동에 생긴다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이왕 가는거 더 많이 보는게 좋으니까, 성수동 가는 날에 아예 쭉 돌아볼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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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예리 : 남성복 시장의 확장흐름
확실히 요새의 패션계는 남성복시장 파이가 커져가는것 같이 보입니다. 뮌이나 비뮈에트처럼 남성복 브랜드에서 출발해 여성복으로 확장하는 케이스는 종종 봤는데, 최근에 피터 도나 더오픈프로덕트의 맨즈컬렉션 런칭, 넘버링의 맨즈 주얼리 런칭 팝업스토어처럼 여성층 타깃 브랜드에서의 맨즈확장 이슈가 많이 보여서 말이죠. 뿐만 아니라 시몬 로샤도 남성복을 런칭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국내에서는 스튜디오톰보이가 남성복 사업을 본격화할 조짐이 보이고 있어요. 맨즈웨어 전용 모델 기용에 이어 남성제품 단독매장도 오픈한다고 하거든요. 아무튼, 최근 패션계 이슈를 봐도 남성브랜드 소식이 굵직합니다. 자라와 스튜디오니콜슨의 협업도 맨즈웨어고, 최근 국내 공식 런칭하며 매장오픈에 이어 브랜드 전시까지 하고 있는 '아워레가시'도 남성복이죠. 9월 초 가로수길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한, 하트로고가 익숙한 프렌치브랜드 '아미(Ami)'도 원래 남성복브랜드였고요. 심지어 아미는 10월 11일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해서 패션쇼까지 진행한다고 합니다. 한국이 아미의 5대 시장 중 하나라고는 하지만, 서울패션위크는 좀 놀라웠죠. 이런 시장흐름은 남성 패션러버들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더 힙해지는데 큰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패션에 관심갖는 남성분들이 많아지는 것도, 그에 따라 이렇게 남성복 시장에 좋은 브랜드가 많아지는것도 다 너무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여요. 감히 추측하기에는 남성패션유튜버들의 활약, 인스타그램같은 이미지 중심 SNS의 발달 등이 원인일 거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나를 보여주는게 쉬워지고 한편으로는 당연해지고, 인스타그램으로 삶을 중계하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이죠. 패션에 관심갖는 그 시작은 겉치레였을지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패션에 진심이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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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예리 : 물리적 도구로 음악 듣기, LP편
오늘은 27호에서 예고했던, 물리적 도구로 음악 듣는 이야기를 나눠보려 해요. 기기의 발전 순서대로 써보는게 맞는 것 같아서, LP 입문기부터 나눠볼까 합니다. LP 인기가 돌아온 건 2018년 초 정도로 기억하고, 예리의 LP 입문은 2020년 말쯤이니까 사실은 꽤 늦었습니다. LP가 주는 감성과 매력적인 사운드, 큰 사이즈의 앨범재킷에서 오는 파괴적인 비주얼, 뭐 매력은 끝이 없었지만 물리적으로 보면 CD보다는 부담스러운 크기, 거기에 덕후들 피셜 '좋은 기기'로 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쉽사리 입문하진 못했거든요. 그걸 다 이겨내고 LP플레이어를 사게 된 건 단순합니다. 제 최애 아티스트 'Kilo Kish'가 본인 앨범을 전부 LP로 내고 있기 때문에, 그녀의 음반을 들으려면 LP플레이어가 필요했던 거죠. 제게 아티스트의 음반은 그저 소장용 굿즈가 아니라, 듣고싶을 때 꺼내 들으면서 음악을 물리적으로 느끼는 용도거든요. CD플레이어를 트는 것과 LP플레이어와의 가장 큰 차이는, CD는 넣고 재생하면 알아서 나오지만 LP는 판에 따라 플레이 속도를 조절해야 해서, 마치 라디오 주파수 맞추듯 적정속도를 맞춰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렇다보니 LP로 틀 때 조금 더 아날로그적 감성이 느껴지고, 판마다 속도를 맞춰가는 재미가 있다보니 기성복보다는 맞춤옷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판 자체도 CD보다 배로 큰, 압도적인 사이즈다보니 음반 한 장 한 장에서 오는 감동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고요. 대부분 음질때문에 스피커와 턴테이블을 별도 구매하는 걸 추천하지만, 전 일체형을 샀습니다. 앨범재킷에서 LP판을 꺼내고, 플레이어 위에 올리고, 속도를 조절해 음악을 튼다는 물리적인 행위 자체에 매력을 느끼는거지 막 귀가 예민한건 아니라서요. 입문용으로는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CD도 많이 듣다보니 CD까지 플레이할 수 있는 일체형 제품을 샀는데, 또 CD플레이어부분은 금방 망가졌다보니 제가 쓰는 제품을 추천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이 음반은 꼭 LP로 들어야 한다 싶은, LP와 찰떡인 음악 그리고 아티스트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주에 조금 더 자세히 다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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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추천 : 잠실 롯데월드몰
어째 점점 이주의 추천이 핫플레이스 추천이 되어가는 거 같습니다만, 재미있는 소식은 또 참을 수 없죠. 네 번째 애플스토어가 9월 24일, 잠실 롯데월드몰에 오픈합니다. (그러고보니 29성수와 오픈일이 같네요. 24일이 무슨 날인가봅니다) 퍼플페이퍼 7호에서 잠깐 명동점 오픈소식을 언급했었는데, 30호를 보낼 즈음 새로운 매장이 열리니 확장속도가 빨라진 게 체감되네요. 잠실 롯데월드몰은 원래도 핫플레이스였지만 최근 벨리곰부터 노티드팝업까지 다양한 이슈가 있어 더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듯 싶어요. 7월 초에는 패션브랜드 '레이브'매장이 오픈했고, 최근에는 모노하 매장이 들어왔다보니 몰 내 구성도 좋아서 더욱 발길이 끊이지 않는걸로 보입니다. 게다가 인근에서 행사도 많죠. 당장 페이퍼를 보내드리는 오늘,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잔디광장에서 얼루어 뷰티페어가 3년만에 열립니다. 롯데백화점과 뷰티매거진 얼루어의 협업 행사인데, 16일과 17일 이틀간 진행된다고 해요. 또 9월 30일부터는 석촌호수에서 러버덕 전시를 합니다. 8년만에 돌아온 러버덕이라 다들 반가워하는 것 같죠. 8년 전, 새내기 예리도 러버덕을 엄청 좋아했었다보니 옛날생각이 납니다. 그때만 해도 인스타그램 유저가 적었다보니 예리처럼 취미가 인스타그램인 사람들을 보면 반가웠는데, 지금의 인스타그램은 그 위상이 달라졌다보니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외에도 지난해 이맘쯤 오픈 후 럭셔리호텔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는 '소피텔', 봄부터 지금까지 인기가 끊이지 않는 파이집 '진저베어' 그리고 얼그레이하이볼이 유명한 닭 특수부위 맛집 '송계옥'까지, 언급하기에 너무 뻔한 라인업이지만 언급하지 않기에는 너무나 유명한 곳들이죠. 아, 그리고 석촌호수 인근에 갤러리도 있어요. '에브리데이몬데이'라는 귀여운 이름의 갤러리인데, 작품 셀렉이 탁월하고 공간과 아트샵 모두 매력적이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예리는 2020년에 장콸 작가님 전시를 보러갔었는데, 작품도 갤러리도 너무 좋았던 기억입니다. 지금은 그룹전 'What a day'를 진행하고 있고, 10월 9일까지라고 해요. 이렇게 정리해보니 애플이 왜 애플스토어를 잠실에 열고 싶어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언급한 김에 예리도 잠실에 한번 가봐야겠어요. 일 말고, 놀러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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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런 저런 내용을 알차게 전달하려다 보니 다소 길어진 감이 있는데, 그만큼 퍼플피플에게 예리가 많은 걸 나누고 싶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주시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꼼꼼히 읽으셔서 다들 많은 정보와 영감, 얻어가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예리는 30호에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즐거운 금요일 저녁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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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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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페이퍼
퍼플페이퍼는 '영감을 주는 편지 한 통'이라는
컨셉으로, 크리에이터 예리의 패션, 음악, 라이프스타일 취향을 공유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과 생각들이 당신에게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크리에이터 예리
전직 패션기자 및 디자이너, 현재는 뉴스레터 크리에이터. 본명은 민정. 동명의 패션크리에이터가 다수 있다보니 예명을 만들게 되었으며, 예술과 자유를 합해 만든 이름입니다.
페이퍼를 이루는 요소들
예리의 근황을 소개하는 '이 주의 예리', 패션 취향을 공유하는 '패션은 예리', 음악 취향을 나누는 '음악은 예리', 여기에 간단한 브랜드 경험을 나누는 '예리와 브랜드', 혹은 '이 주의 추천' 등이 함께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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