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le paper vol. 32
2022. 10.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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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더 고백하자면 작은 슬럼프가 있었습니다. 뉴스레터 작성은 분명 재밌는데, 뉴스레터 읽는 것에 흥미가 떨어져서 멘붕이었죠. 메일함에 쌓여가는 뉴스레터들에 피로감도 있었고, 그냥 메일을 읽는 것 자체도 지겨웠던 것 같아요. 뉴스레터를 제작하는 입장이다보니 이건 큰 슬럼프였죠. 누군가 나처럼 저런 기간을 겪는다면, 퍼플페이퍼가 아무리 좋은 가치를 담고 있어도 외면받을 순간이 오겠구나- 하는 생각에 살짝 두려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잘 이겨냈고, 최근에는 어떤 뉴스레터를 읽고 나니까... 퍼플페이퍼를 포함한 다른 뉴스레터가 모두 다 시시해보이는 지경에 도달할 정도로 큰 재미와 자극을 받았어요. 저는 퍼플피플에게 하고싶은 말이 많고, 그렇다보니 계속 길어지고, 주변에서 '네 글은 아무리 길어도 잘 읽힌다' 는 평가를 종종 받지만, 그래도 조금 더 읽기 편하게 조절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어요. 퍼플피플분들은 어떻게 느끼고 계신지도 조금 궁금해지네요. 그럼, 오늘도 재미있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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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예리 : 퍼플피플과 예리의 사이
겉보기에 '이 주의 예리'가 가장 쓰기 쉬워보이지만, 큰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제 뉴스레터만의 메리트는 결국 '예리만의 시각과 취향'이 기반이니까, 보다 사적인 제 얘길 해드려야 제 취향에 대한 이해도 생기고 퍼플피플도 제게 내적 친밀감이 생기실 것 같아서 이끌어 가는 코너거든요. 요새야 구독자 수가 동결이라 조금 편하게 얘기하고 있지만, 매주 구독자가 조금씩 늘던 때는 가장 어려운 코너였답니다. 매주 어떤 분들에게는 이 페이퍼가 첫인상일테니까, 무슨 이야기를 털어놓아야 소외감 없이 합류해서 예리에게 친밀감을 느끼실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거든요. 그런 고민을 갖고 조심히 다가가서인지, 다행히 다들 퍼플피플로 잘 합류해주시고 있는 것 같아서 살짝 감동받고 있기도 합니다. 트렌드코리아 저자로 유명한 김난도교수님이 최근 기사에서 말씀하시기를, '평균을 정확히 낼 수 없다면, 매스 마켓보다는 타깃을 정확히 잡고 내 타깃에 일치하는 상품을 개발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하셨죠. 요새는 구독자 수 늘리는데에 큰 관심은 없다보니 오히려 지금의 퍼플피플, 즉 타깃이 만족할만한 이야기에 집중하는 편이라 꽤 와닿는 말이었어요. 역시 퍼플피플 여러분과 더욱 친해져야겠습니다. 저는 매주 페이퍼를 보내며 다가갈 테니, 퍼플피플께서는 예리를 많이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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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예리 : 예리픽 신생브랜드 '센소라마'
길고 긴 패션위크 여정 속에 저는 그만 지쳐버렸습니다. 어쩌면 지난 주, 패션이 가장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주제라면서 패션에 포커싱한 페이퍼를 작성하고, 패션으로 점철된 휴무를 보내서일지도 모르죠. 아니면 파리패션위크에 참여했던 국내 셀러브리티의 수가 급증했다보니, 시도때도없이 여기저기서 보이는 패션위크 이슈에 질려버렸을지도요. 그렇다보니 오늘은 최근 본 가장 신박한 브랜드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뮤지션 송민호가 디자인에 참여했다는 바로 그 브랜드, 센소라마입니다. 패션브랜드라고 정의하기엔 아이템이 포괄적이지만, 제가 꽂힌 아이템이 굳이 따지면 주얼리에 속해요. 주요 제품은 예리가 꽂힌 고체향수 펜던트 네크리스와 더불어 석고 디퓨저 반지, '더 드림'이라는 이름의 캔들이에요. 신박하면서도 실용적인 아이디어에 특히 약한 예리다보니 이런 브랜드, 너무 반가웠습니다. 요새는 단순히 비주얼만 예쁜 브랜드가 넘치는데, 기능부터 비주얼까지 전부 신박한 브랜드는 오랜만이에요. 특히 예리는 고체향수 유저다보니 고체향수와 목걸이를 결합할 생각을 했다는 점에서 넘어가버렸어요. 캔들도 단순히 패키지만 신박한 게 아니에요. 두 가지 향을 가져 심지도 두 개죠. 저는 심지를 두 개 가진 초도 처음 보고, 스위치 모양을 본뜬 케이스 디자인도 신박했어요. '불을 켠다'는 의미가 중의적으로 들려서 더 좋았죠. 각 향들도 모두 작품들에서 영감받아 제작한 향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에요. 조향 공부한 예리가 살짝 읽어봤을 때 예리취향의 향은 아니지만, 요새 힙스터들 사이에서 핫한 향료로 구성되어 있다보니 좋아하실 분들은 많을 거 같습니다. 이게 향료가 같아도 처방에 따라 차이가 크니까, 직접 맡아보는게 가장 정확하겠죠. 10월 10일까지 성수에서 팝업스토어를 한다고 하니, 예리도 향 맡으러 한번 가보려 합니다. 제품과 여러 소식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이렇게 진정성 있고 예술감각 넘치는 브랜드, 너무 반가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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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예리 : LP편에서 이어지는, 아티스트 추천
오랜만에 음악이야깁니다. 이 이야기가 한번 미뤄지고, 음악이야기도 한 주 쉬어가다보니 10월에야 이어지게 되네요. '이 음반은 꼭 LP로 들어야 한다'는 음악을 소개하려 했죠. 그러고 보니 10월에 듣기 아주 안성맞춤인 아티스트에요. 코린 베일리 래와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음악을 소개하려 했거든요. 둘 다, LP가 주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랑 무섭도록 잘 맞아떨어져서 꼭 LP로 듣길 추천하고 싶었어요. 다른 음악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LP라는 매체로 듣는다'는 개념으로 와닿는다면 이 둘은 그냥 혼연일체가 되거든요. 개인적으로 코린 베일리 래는 2016년에 낸 'The Heart Speaks In Whispers' 앨범을 가장 좋아하는데, 아쉽게도 예리가 가진 건 1집 데뷔앨범 LP 뿐이죠. 그치만 그 1집 LP도 턴테이블에 얹어 들으면 너무나도 잘 어울립니다. 대표곡들인 'Like A Star', 'Put Your Records On' 그리고 1집 최애곡인 'Trouble Sleeping'까지, 그냥 스트리밍으로 들어도 좋지만 LP로 들었을 때 감성이 폭발해요. 마침 10월에 아주 잘 어울리네요.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딱 이 앨범을 떠올렸어요, 'FRANK'. 사실 이 앨범에서는 어떤게 대표곡인지 잘 몰라요, 처음부터 수록곡 'What is it About Men'으로 접했고, 수록곡 전부 다 좋아하다보니 더 모호하기도 하고요. 또 마침 10번째 트랙이 'October Song'인데, 10월마다 놓치지 않고 듣다보니 매해 10월에 이 음반을 듣게되는 것 같아요. 언급하다보니 어쿠스틱한 느낌을 담은 음악들이 LP랑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이건 재즈지만, 니키 야노프스키의 'Little Secret' 음반도 LP로 나오면 잘 어울릴 것 같고요. 더 얘기하면 끝이 없을테니, 코린 베일리 래의 2016년 앨범과 니키 야노프스키 이야기는 다음주에 마저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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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와 브랜드 : 힌스
그러고보면 예리는 인디뷰티브랜드를 좋아합니다. 새로운 브랜드 도전을 겁내지 않기도 하고, 기존 뷰티시장의 문법보다는 더 창의적인 브랜드를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재미있거든요. 그런 오늘 이야기할 브랜드는 힌스에요. 무드 내러티브 색조브랜드로 워낙 유명하니 여성분들이라면 많이들 아실 것 같아요. 그윽한 무드의 립이 유명하고, 브랜드에서는 파운데이션을 중점으로 밀고 있는 것 같죠. 힌스는 그 특유의 감각적 무드를 꾸준히 제안해왔기 때문에, 사실 개인적으로는 힌스에서 향수가 나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고 기다려왔었어요. 이런 제 맘을 읽으신 건지, 힌스에서 향수 런칭이슈로 내일부터 11월 6일까지 서촌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답니다. 이번 향수 런칭과는 별개로, 예리와 브랜드에서 힌스를 선정하게 된 이유는 간단해요. 그저 어느 날 화장하다 문득, 지금보니 힌스의 브로우쉐이퍼로 아이브로우를 그리고, 힌스의 블러셔를 볼에 바르고, 최근 새로 산 힌스의 무드인핸서 글로우로 립을 바르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을 뿐이죠. 게다가 뉴 뎁스 아이섀도우, 뉴 앰비언스 컬러마스카라와 컬러아이라이너까지 소장 중이다보니 힌스로 '원 브랜드 메이크업'이 가능하다는걸 알아차렸어요. 이정도면 한번쯤 페이퍼에서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 이게 바로 예리의 색조취향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보통 예리와 브랜드에서는 브랜드 첫인상부터 말씀드리는데, 솔직히 언제부터 힌스 제품을 사용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예리의 일상에 깊게 자리잡고 있어요. 특히 브로우쉐이퍼는 한 세개쯤 쓴 것 같은데, 벌써 또 다 써서 네 번째 재구매 예정이에요. 이왕 태어난 김에, 세상에 나온 많은 브랜드를 누려보자는 사상을 가진 예리다보니 재구매는 드문 일인데, 그걸 해내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어요. 사실 요새 화장품 정착 및 재구매템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저 사상을 반하면서까지 재구매할 정도라면 자신있게 예리의 취향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죠. 힌스로 '원 브랜드 메이크업' 이 가능할 만큼 각 아이템을 꼭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는 점도 그렇고요. 참고로 밝혀두자면 예리는 코덕과 거리가 멀고, 가진 제품 수도 적은 사람이라 이런 일이 드물다보니 신기한 포인트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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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이번호에서 소개한 이야기들의 타이밍은 전부 순전히 우연입니다. 힌스 팝업스토어를 하루 앞두고 힌스를 소개한 것과 'October Song'을 담은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음악을 10월에 소개한 것 등등 전부 다요. 보통 주제가 떠오르면 순서대로 분배해 놓고 그때 그때 사정에 따라 가용하는데요. 이러저러 사정으로 미뤄지거나 다른내용으로 대체되거나 하면서 뒤로 밀리다보니 오히려 타이밍이 맞은 신기한 상황이라, 이렇게 시기적절하게 소개할 수 있어 기쁘면서도 이런게 운명이 아닐까 싶어요. 퍼플피플 여러분이 예리의 글을 받아보게 되시며 인연을 갖게 된 것도, 어쩌면 운명이 아닐까요? 밀레니얼은 의미충이라는 유튜버 드로우앤드류님의 말씀으로 제 운명론을 살짝 합리화하며, 다음화에서 다시 봬요. 모두 즐거운 연휴 보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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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패드
예리에게 할 말이 있으시거나, 퍼플피플과 인사이트를 나누고 싶은 분들은 퍼플패드에서 봬요. 페이퍼에 대한 자유로운 피드백도 언제나 환영이랍니다. 의견이 공개되는게 불편하신 분들은 메일 답장으로 보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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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페이퍼
퍼플페이퍼는 '영감을 주는 편지 한 통'이라는
컨셉으로, 크리에이터 예리의 패션, 음악, 라이프스타일 취향을 공유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과 생각들이 당신에게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크리에이터 예리
전직 패션기자 및 디자이너, 현재는 뉴스레터 크리에이터. 본명은 민정. 동명의 패션크리에이터가 다수 있다보니 예명을 만들게 되었으며, 예술과 자유를 합해 만든 이름입니다.
페이퍼를 이루는 요소들
예리의 근황을 소개하는 '이 주의 예리', 패션 취향을 공유하는 '패션은 예리', 음악 취향을 나누는 '음악은 예리', 여기에 간단한 브랜드 경험을 나누는 '예리와 브랜드', 혹은 '이 주의 추천' 등이 함께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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