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le paper vol. 44
2022. 12.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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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마지막 퍼플페이퍼입니다! 직업 특성상, 쏟아지는 정보를 캐치하고 선별하는 삶이다보니 남들보다 결산 콘텐츠를 두 배는 본 것 같은 연말이에요. 그래서 퍼플페이퍼만큼은 결산을 하지 말까, 했는데, 아무래도 제 취향과 생각을 나누는 편지다보니.. 예리의 한 해 결산이 궁금하실 분들이 있을거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럼, 오늘도 재미있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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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예리
#퍼플페이퍼#10개월
여러 일이 많았지만, 페이퍼와 함께한 1년인 건 사실이죠. 올 2월에 시작한 페이퍼도 벌써 10개월이 되었어요. 10개월이면 사람도 태어나는 시간인데, 뉴스레터의 감만 잡아온 10개월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이제야 뭐가 태어날 시기가 온 지도 모르겠네요. 50호를 기점으로 큰 변화를 생각하고 있거든요. 큰 틀을 다시 다져나갈 것 같아요. 시작은 모순적인 고민에서 출발했는데... 저번에 한번 언급드렸듯, 제가 가장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포맷으로 만들다보니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최소한의 틀만 설정한 것인데도 그 틀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요새에요. 패션, 음악과 라이프스타일을 한번에 다 다루려니까 이도저도 아니고 겉핥기만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요샌 들고요. 넓게 다루다보니 뾰족한 포커싱이 안 되서 포지셔닝이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이제는 좁혀나갈 때가 온 것 같아요. 뭔가 한 가지에 집중하거나, 타협하지 못한다면 복합적인 장르가 나올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집중하기엔 패션이 가장 좋은데, 회사에서도 패션을 다루다보니 자꾸 충돌하는게 있어서 고심하게 되네요. 어느 순간부터는 '패션은 예리'에서 본업과 페이퍼의 차별화에 고군분투하게 되었는데, 그 시점부터 페이퍼 쓸때마다 생각이 많아진 것 같아요. 아니라도, 좁혀나갈 시점은 온 것 같고요. 혹시라도 원하는 방향이 있다면, 퍼플패드에 자유롭게 남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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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패션
패션트렌드가 업이다보니 옷이 많을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사실 딱히 많지도, 그렇게 많이 사지도 않습니다. 트렌드 캐치하느라 시즌별로 수백개씩 아이템을 보는 입장에서 그걸 다 살 순 없기 마련이고, 한편으로 올해 재택으로 점철된 삶을 살다보니 입고 나갈 일이 많지 않았거든요. 그럼에도 해를 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옷, 아이템이 있기 마련이니, 정리해볼까 합니다. 단 세개만.
1️⃣ 구찌, 마몬트 반지갑 (레드)
퇴직금으로 산 구찌 지갑입니다. 구찌도, 명품 지갑도 처음인데, 만듦새에 감탄하면서 잘 쓰고 있어요. 워낙 금방 질리는 사람이다보니 명품 사면 오래 못 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쓰고 있네요. 캐리오버제품이라 꾸준히 나왔던 디자인이다보니 제품명만 말해도 아시겠지만, 비주얼을 보여드리자면 여기서 보실 수 있어요.
2️⃣ 케네스레이디, 레이스 라운드 카라 원피스
올해 다섯번쯤 간 결혼식마다 활약해준 친구입니다. 지인의 부모님까지 뵈는 자리다보니 격식도 있어야 하고, 어두운색은 안되면서 또 흰색은 안 된다고 해서 고심해서 골랐던 정장 원피스에요. 근데 막상 결혼식 가니까 어두운색도 잘만 입던데 뭔가 속은 기분(?)이지만 TPO에 워낙 진심이라 뭐 괜찮습니다. 예전시즌 제품이라 다 품절이지만 비주얼 보여드릴 수 있는 링크를 찾았어요. 여기서 보실 수 있어요.
3️⃣ 슬리베어, DEV SWEATSHIRT(ZET BLACK)
* 광고 아니고 제품제공만 받았으며, 페이퍼 업로드 의무 없이 소개하는 점입니다.
슬리베어는 인스타그램으로 인연이 되어, 체험단으로 참여 중인 패션브랜드에요. 두 차례, 여러 제품을 제공받아 체험 중인데, 디자인과 만듦새에 감탄하며 받아보고 있죠. 앞서 말했듯 옷이 많지도, 많이 입어보지도 못한 편이지만 맨투맨만큼은 많이 입어봤다고 자부할 수 있는데, 그런 저를 크게 만족시킨 제품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사이드에 달린 넉넉한 포켓도, 물을 튕겨내는 고밀도 편직물도 다 너무 맘에 들었다보니, 페이퍼 업로드 의무 없음에도 올해의 아이템으로 소개하고 싶어서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은 여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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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음악
올해는 생각보다 음악을 다양하게 듣지 못했습니다. 보통 출퇴근길, 등교길 뭐 그런 이동시간에 음악을 듣는 편인데, 재택으로 점철된 한해였던데다 이직한 회사에서는 집까지 30분이 채 안 걸리다보니 듣는 시간이 훅 줄었죠. 재택할때 틀어놓는 음악들도 과거가 기반인 경우가 많았고요. 그나마 음악을 좋아하고, 올해는 특히 신인 걸그룹에 빠져살았다보니 이만큼이라도 신곡을 들은게 아닌가 싶어요. 기억을 더듬어, 월별로 좋아했던 음악을 하나씩 뽑아봤어요. 정리하고 보니, '음악은 예리'를 운영하기에 식견이 짧다고 느껴질 정도로.. 한 분야만 들었네요. 다른걸 안 들은 건 아닌데, 추리다보면 걸그룹만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반성하게 되네요.
1️⃣ Kilo Kish - New Tricks : Art, Aesthetics, and money
2️⃣ 밍기뉴 - Meaningless
3️⃣ 레드벨벳 - BAMBOLEO
4️⃣ M-Flo - Summer Time Love (Lanikai
Mix)
5️⃣ RIP SLYME - Stepper's Delight
6️⃣ 로맨틱펀치 - 어메이징
7️⃣ 기현(몬스타엑스) - Voyager
8️⃣ 르세라핌 - Blue Flame
9️⃣ 뉴진스 - Hurt
1️⃣0️⃣ Lolo Zouai - pl4yg1rl
1️⃣1️⃣ Muse - Supermassive Black Hole
1️⃣2️⃣ 레드벨벳 - Birth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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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취향이라고 적기는 너무 포괄적이라, 뒤에 뭘 붙이기로 했습니다. 그냥 올해 좋아했던 브랜드라거나, 몇 가지 이야기를 풀어볼까 해요.
1️⃣ 올해의 브랜드 - 노션
한때 퍼플페이퍼에서 '예리와 브랜드' 코너를 진행했었죠. 제가 고객입장에서 접한 브랜드의 경험을 나누며, 그 브랜드를 전개하는 사람들이나 또는 동종업계에서 고객의 시점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진행했던 코너인데, 너무 TMI로 빠지는 듯 해서 정리했었어요. 열 개 조금 넘게 소개했는데, 그중 하나만 언급하자면 단연코 '노션'입니다. 노션 없이 살아 온 그동안이 아쉬울 정도로, 업무적이든 사적이든 너무나 잘 쓰고 있어요. 익숙해지니 이것만큼 편한 툴이 없는 것 같네요. 특히 저처럼 정리하는걸 잘 못하는 사람이라면, 추천드립니다.
2️⃣ 올해의 책 -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페이퍼와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하면서 퍼스널브랜딩이나 퍼플페이퍼란 브랜드 자체에 고민이 많던 지난 봄, 브랜딩 공부하면서 읽던 책이에요. 그땐 독서모임도 브랜딩 관련분야에 참여할 정도로 의욕도 넘치고, 고민도 많던 시절이라 다양한 책을 접했었죠. 다른 책들도 그럭저럭 흥미롭게 읽었는데, 이 책은 페이지까지 접어가며 열심히 읽었다보니 기억에 남네요. 역시 실물 책은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3️⃣ 올해의 소비 - 아뜰리에코롱, 러브오스만투스
샤넬의 샹스 오 비브를 몇 년째 메인 향수로 쓰고 있는데, 이번 여름에는 그 메인향수를 좀 바꿔줄 필요성을 느껴 고심 끝에 구매한 향수입니다. 시트러스 계열을 워낙 좋아해서 아뜰리에코롱을 택했고, 조향과 원료를 조금 배워뒀더니 온라인에 쓰인 설명 텍스트만 읽어도 어느정도 취향에 부합하는 향수를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아요. 여름 끝부터 가을까지 잘 쓰다가, 본격적으로 추워지면서 다음 봄까지 킵하게 되었습니다. 하도 만족스럽게 자주 써서, 다음 봄 안에 다 쓸 것 같네요.
4️⃣ 올해의 영화 - 탑건 매버릭
영화관에서 본 영화 기준으로 선정했습니다. 사실 하반기에 직장인이 되고부터는 거의 영화관에 못갔다보니 후보군이 상반기 한정으로 좁디 좁지만, 제게는 올해 이만큼 깔끔하고 강렬한 인상을 준 영화가 없었어요. 적절한 떡밥회수, 아다리가 맞아떨어지는거에 감탄하는 사람이다보니 취향에 맞았던 듯 하네요.
5️⃣ 올해의 배움 - 조향
학생이 아니다보니 뭘 배우려면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죠. 조향을 배우게 된 계기는.. 지난 1월, 퇴사 직후쯤에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 생각이 있었어요. 당장은 아니고 먼 미래로 생각했지만. 제가 만든 향을 활용한 이런저런 제품을 생각했다보니, 조향사와 원활한 소통을 위해 기본지식을 습득하고자 조향 수업을 들었습니다. 인강으로 들었는데 굉장히 만족스럽고, 지금까지도 배운 지식을 잘 써먹고 있습니다. 가을쯤 '오피스프레그런스'의 체험단에 참여한 적 있는데, 오랜만에 향을 텍스트로 표현하려니 재미있더군요. 숨겨진 재능을 발굴한 기분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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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멸망한다고 해서 싱숭생숭하던 2012년이 무색하게도, 인류는 2022년을 안전히 맞이했고 벌써 내일 모레면 2023년입니다. 퍼플피플 여러분 모두 즐거운 연말, 행복한 새해 맞이하시길 바라며 예리는 2023년에 다시 뵐게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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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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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페이퍼
퍼플페이퍼는 '영감을 주는 편지 한 통'이라는
컨셉으로, 크리에이터 예리의 패션, 음악, 라이프스타일 취향을 공유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과 생각들이 당신에게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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