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le paper 퍼플페이퍼 vol.10
2022. 0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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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많이 나았습니다. 다행히 타자는 칠 수 있는데 치약 짜는것처럼 뭘 쥐는건 아직 어렵습니다. 휴재를 고민하다가 손편지를 보낸 9호로 구독자를 일부 잃었지만 그만큼 또 구독자가 늘어서 책임이 커졌습니다. 명확한 구독자가 없는, 불특정다수에게 콘텐츠가 공개되는 타 플랫폼에 비해 퍼플페이퍼는 저뿐만 아니라 저를 서포트해주시는 플랫폼 '스티비', 그리고 구독해주시는 구독자여러분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책임이 더 크달까요. 늘 얘기하지만,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장 창의적이라는 말을 믿고, 그게 여러분께 영감이 되길 바라며 10호 시작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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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예리
입사조율과 면접일정, 또 다른 외주제의 등으로 싱숭생숭한 한 주였습니다. 무기력증과 심난함이 저를 잡아먹었지만 역시 제 자신이 심지를 굳혀서 나아가면 된다는 걸 깨달았죠. 강점검사에서 적응력이 1등이 나온만큼 저는 심지가 굳다기보다 변화에 잘 휩쓸리는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양보할 수 없는 어떠한 개성이 있다는 걸 아니까 그걸 굳혀나갈까 합니다. 예를 들면 저만의 매체를 갖겠다고 시작한 퍼플페이퍼가 그렇고, 사람좋아하고 밖에다니는것 좋아해서 재택근무를 힘들어한다는 특성이 그렇고, 그렇기때문에 전업 프리랜서로 진화하기는 어렵다는 걸 알죠. 그럼에도, 이번 프리랜서 기간은 저를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더 많은 개성은 차차 보여드리는 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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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예리
새로 소개하고픈 이슈는 없지만, 기존에 소개했던 이슈들의 진행상황을 언급해봄직한 것 같습니다. 왜냐면 이화여대에서 열리는 디올쇼가 4월 30일,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거든요. 쇼에 서는 글로벌 모델들이 속속 입국하고 있고, 디올의 크리에이티브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를 비롯한 패션, 유통계 인사들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국내 인플루언서들도 초대장을 인증하며 참여를 예고했고요. 패션쇼에 이어, 5월 1일은 이화여대 김은미 총장과 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대담이 있을 예정입니다. 이화여대 재학생들은 사전 신청해서 관람 가능하다고 해서 너무 부럽더군요. 디올은 이 뿐만 아니라, 성수동의 컨셉스토어를 5월 1일부터 예약제로 운영하죠. 이는 이화여대에서 열리는 이번 패션쇼를 기념하기 위한 공간이며, 6개월간 운영된다고 합니다. 컨셉스토어의 규모가 약 210평 정도로 엄청났던 점, 그리고 해당 컨셉스토어만을 위한, '디올 성수' 어플을 개발한 점 등을 보면서 디올이 정말 한국시장에 진심이라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뭐랄까, 작년에 전시공간 세팅과 어플제작 두가지를 다 해봤어서 그게 얼마나 품이 들어가는지를 알기 때문에 더 와닿았달까요. 플래그십도 아니고 컨셉스토어만을 위한 인력과 자본이라니. 앞서 디올은 최근 성수동 편집샵 '쎈느'에서 디올 뷰티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바 있었죠. 그때도 대담한 규모와 집객으로 이슈가 되었는데, 210평이라니 감도 안 잡히네요. 막간을 이용해서 소개하자면, 쎈느는 디올뷰티 뿐 아니라 루이비통 등 명품브랜드의 팝업스토어 공간으로 유명한, 성수동의 편집샵 겸 카페인데요. 가로로 넓은 2층짜리 건물인데 파사드에서 오는 느낌부터 꽤나 존재감 있는 곳이랍니다. 현재 롱샴 팝업스토어를 진행 중이고, 5월 8일까지 진행된다고 하니 성수동에 들른다면 가봄직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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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예리
가끔 'Meaningless'가 너무 듣고싶은 날이 있습니다. 그 심정을 인스타스토리에 올렸더니 '넬?'이라는 답변이 오는 걸 보면, 밍기뉴를 아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은가 봅니다. '나랑 도망가자', '나 같은 거랑 함께 하느라 고생했어', '나아지지 않는 날 데리고 산다는 건' 등으로 이미 작년에 잘 알려진, 우울하면서도 몽환적인 무드의 인디뮤지션 밍기뉴. 저는 작년초에 유행했던 SNS '클럽하우스'에서 처음 듣게되면서 팬이 되었는데요. 그때만해도 사운드클라우드나 유튜브에서 주로 들을 수 있었던 그녀의 곡들이 이제는 하나 둘 세상밖에 나오면서 유튜브뮤직이나 벅스 등에서 만나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뭐랄까, 불과 10년 전처럼 곡을 다운받아서 듣던 시절에는 미발표곡도 영상 음원을 추출해 듣는다던가, 아무튼 MP3에 넣으면 그게 곧 플레이리스트였는데, 이제는 사용중인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서비스하지 않는 곡을 들으려면 다른 플랫폼을 이용해야한다거나, 다운받지 않는 시대에서 '굳이' 다운받아서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한다는게 번거로워지다보니 이렇게 음악이 플랫폼에 나오는게 감사해졌다고나 할까요. 사족이 길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오늘의 추천곡은 모두 스트리밍플랫폼에서 만나볼 수 있는걸로 골랐다는 이야기입니다. 우울한 감성으로 유명해진 밍기뉴지만 사실 오늘 추천하고 싶은 곡들은 그나마 밝은 편이에요. 2020년 말 발표했던 '사랑하지', '너만', 그리고 지난해 발표한 ep 'Dreaming' 수록곡인 '사랑의 정석 같은 노래', 'Kiss mark'. 여기서 더 밝아진다면, 하논과 밍기뉴의 'fever' 가 있을 수 있겠네요. 우선 밝은 곡들로 접근해서 그녀의 우울의 끝, '나랑 도망가자'까지 들어보면 좋겠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사실 제가 느끼기에 가장 그녀의 색이 잘 묻어난 건 '사랑의 정석 같은 노래'. 가장 제가 좋아하는 곡은 'meaningless' 에요. 미닝리스는 아직 사운드클라우드에서만 접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최애곡이니 추천하지 않을 수 없네요. 뭐랄까 제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는, 자연스러운 가사나 몽환적인 분위기도 좋지만 한때 인디음악에 빠져있던 사람으로서 인디뮤지션의 명맥이 끊기지 않았다는 그런 안도감, 그리고 비슷한 세대에서 오는 공감이 있달까요. 아니 같은 세대로 묶기에 저는 너무나 MZ의 경계에 있으니, 저도 20대초반을 겪었었기 때문에 오는 공감과 위로라고 표현하는게 더 맞을 수 있겠네요. 여러분도 그녀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얻길, 이라기에는 제가 우울증을 겪었기 때문에 더 위로가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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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와 브랜드 ; 살바토레 페라가모
페라가모는 이탈리아의 유명 명품패션브랜드 중 하나죠. 가죽으로 유명한 피렌체에서 나온 만큼 품질 좋은 가죽제품들 즉 신발, 가방 등이 유명합니다. 그때 그 시절에는 오드리헵번이 신었던 플랫슈즈가 인기였고, 이후 나온 리본장식의 '바라' 라인 슈즈가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0대에게는 2020년 출시된 '비바'라인이 더 익숙할 수 있고, 뭐 아예 모를수도 있겠네요. 지금 돌이켜보면 2020년이 꽤 센세이션한 해였던 것 같아요. 다니엘 리가 선보인 보테가베네타의 세련된 인트레치아토, 그리고 페라가모의 '비바' 플랫슈즈의 등장. 뭐 아무튼. 페라가모는 워낙 유명해서 뭔지는 알고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알게 된 건 2017년, 피렌체에서 페라가모 뮤지엄에 갔을 때죠. 유서 깊은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느끼고 오는 경험은 항상 감동적이고, 뭔가 현대 신발의 변천을 보는 것 같아서 신기했던 경험입니다. 그 당시 범접할 수 없는 가격이라 손을 놓아버렸지만, 몇년 뒤 출시된 '비바' 라인은 제 맘을 흔들어 놨습니다. 물방울 모양의 굽, 젊은 감각을 건드리는 뾰족한 앞코, 리본 아이덴티티를 가져가면서도 가죽으로 만들어 고급스러움을 더한 디테일, 그리고 예쁜 색감까지 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더군요. 하필 당시 제 상사가 특별한 날마다 페라가모 바라 힐을 신고 나타나셨던 것도 페라가모 뽐뿌에 한몫했죠. 2년을 꼬박 앓다가 지난 2월, 퇴직금으로 직구해버렸습니다, 비바플랫슈즈 화이트컬러를요. 점점 오르는 가격과 시즌마다 달라지는 색상을 감당할 수 없어서 직구했는데 마침 제 사이즈만 있었던 건 운명인 걸까요. 버건디 컬러의 고급스러운 상자에 담긴 것까지도 엄청난 감동 포인트. 최근 몇번 신다보니, 굽까지도 가죽으로 된 걸 알게 되어 아껴 신는 중이랍니다. 오래 앓아왔던데다 만족도도 워낙 높다보니 제 첫 페라가모 도전은 성공. 마음같아선 결혼할때 웨딩슈즈로 신고싶은 심정이랍니다. 그때까지 상태가 무사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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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시리즈가 10에서 바로 20으로 넘어갔듯, 퍼플페이퍼도 11호부터 리뉴얼 버전을 연재합니다. '영감을 주는 편지'라는 기본 컨셉은 계속되지만 뭐 하나는 분명히 바뀐다는 점, 휴재는 없을거란 점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호를 기대해주시길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4월 마무리 잘 하시길 바라며, 5월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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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페이퍼
퍼플페이퍼는 '영감을 주는 편지 한 통'이라는 컨셉으로, 크리에이터 예리의 패션, 음악, 라이프스타일 취향을 공유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과 생각들이 당신에게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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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예리
전직 패션기자 및 디자이너, 현재는 뉴스레터 크리에이터. 본명은 민정. 동명의 패션크리에이터가 다수 있다보니 예명을 만들게 되었으며, 예술과 자유를 합해 만든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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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를 이루는 요소들
크리에이터 예리의 근황을 소개하는 '이주의 예리', 패션에 대한 인사이트나 이슈를 공유하는 '패션은 예리', 추천곡을 소개하는 '음악은 예리', 간단한 브랜드 경험을 나누는 '예리와 브랜드', 그리고 플러스 알파로 '이주의 추천', 혹은 '글쓰는 예리' 등이 함께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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